서른, 아홉
2022. 02. 16 ~ 2022. 03. 31
연출: 김상호
극본: 유영아
촬영: 이현, 황태준
미술: 이태훈, 김지오
음악: 권영찬
출연: 손예진, 전미도, 김지현, 연우진, 이무생, 이태환
난 드라마를 볼 때 항상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.
서른, 아홉은.. 장면이라기 보다는 플롯?에 더 가까운 것 같은데, 마지막화에서 나온 진석의 플롯이 기억에 남는다.
찬영이 죽기 전, 진석과 찬영은 짧지만 많이 둘만의 시간을 보냈고 찬영이 죽은 후엔 진석이 찬영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장면들이 나온다.
분명 그 아파트에는 여전히 찬영의 냄새가 남아 있을 것이다.
특히 퇴근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 왔을 때, 마치 찬영이 살아있는 듯이 찬영의 냄새는 그 공간을 가득 채운채 진석을 맞이할 것이다.
하루 하루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옅어져 가는 찬영의 냄새들이 진석을 괴롭힐 것이다.
찬영이 점점 사라져가는 느낌을 받을테니까.
이 공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진석의 모습을 덤덤히 연기한 이무생 배우의 연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.
만약 이 드라마가 찬영과 진석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였다면 찬영이 떠난 후의 진석의 감정선에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이야길 하고 연출을 했겠지라는 생각을 해본다.
국화꽃 향기에서 희재가 떠난 후의 인하의 모습을 그린것 처럼.
서른, 아홉은 굉장히 긴장감 없이 본 드라마였다.
어떻게 결말이 날지는 2화만에 이미 결정이 되어버렸으니까.
서른, 아홉이 별로인 드라마라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.
애시당초 이 드라마가 가진 색? 맛?이 이런것이라고 생각한다.
모든 드라마가 긴장감을 주는 에피소드들로 채워져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
서른, 아홉은 심각한 긴장감을 유발하는 에피소드를 넣지 않음으로 극을 충분히 잘 이끌어나갔다고 생각한다.